·

·

by

김부겸의 대구 분투기, ‘철옹성’에 균열을 낸 62.3%의 의미와 교훈

지역주의라는 견고한 벽에 던진 승부수

정치적 험지에서 기적을 바라는 마음은 유권자나 정치인 모두에게 절박한 일입니다. 한국 정치사에서 ‘대구’라는 지역은 특정 정당의 철옹성으로 불리며 좀처럼 변화의 틈을 내주지 않았던 곳입니다.

최근 경향신문 [점선면]에서 조명한 김부겸 전 총리의 대구 도전사는 단순한 선거 승패를 넘어선 의미를 가집니다. 2026년 현재의 시각으로 봐도, 그가 보여준 행보는 지역주의 타파라는 숙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합니다.

김부겸이라는 정치인이 경기 군포의 3선 의원 자리를 내려놓고 고향인 대구로 향했을 때, 많은 이들은 무모한 도전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 무모함이 쌓여 ‘디비질(뒤집어질)’ 뻔한 순간들을 만들어냈습니다. 험지 출마가 단순히 ‘보여주기’가 아니었음을 증명하는 데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19대 vs 20대 총선: 수성구 갑의 변화 수치

김부겸의 대구 도전은 단판 승부가 아니었습니다. 2012년 19대 총선에서의 패배를 밑거름 삼아 2016년 20대 총선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만들어냈기 때문입니다.

당시 선거 결과의 핵심 지표를 비교해 보면 지역 민심이 어떻게 요동쳤는지 명확히 알 수 있습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역대 선거 통계 자료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지표는 다음과 같습니다.

비교 항목 19대 총선 (2012) 20대 총선 (2016)
상대 후보 이한구 (새누리당) 김문수 (새누리당)
김부겸 득표율 40.4% 62.3%
결과 낙선 (석패) 당선
정치적 의미 희망의 발견 31년 만의 야당 깃발

정치적 험지에서 유권자의 마음을 여는 전략

수성구 갑은 대구의 강남이라 불릴 만큼 교육 수준과 소득 수준이 높은 지역입니다. 김부겸 전 총리는 이곳에서 단순히 정당 지지율에 호소하지 않고 ‘인물론’과 ‘지역 발전론’을 적절히 섞었습니다.

현실적으로 야당 정치인이 대구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두 가지 조건이 필수적입니다. 첫째는 ‘오래 머무는 것’이고, 둘째는 ‘중도층이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 합리적 목소리’를 내는 것입니다. 그는 낙선 후에도 대구를 떠나지 않고 바닥 민심을 훑었습니다.

실무적으로 보면 김부겸은 대구에서 낙선한 뒤에도 지역구를 지키며 ‘진정성’이라는 자산을 쌓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유권자들은 “민주당은 싫지만 김부겸은 아깝다”는 정서를 갖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20대 총선의 압도적 득표율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 핵심 포인트

지역주의 타파는 단발성 이벤트가 아닌 ‘정치적 축적’의 결과입니다. 19대 총선의 40% 득표가 있었기에 20대 총선의 62% 당선이 가능했습니다.

험지 출마 시 범하기 쉬운 정치적 오류

많은 정치인이 선거철만 되면 ‘험지 출마’를 선언하지만, 대다수가 김부겸과 같은 성과를 내지 못합니다. 여기에는 몇 가지 구조적인 이유와 실수가 존재합니다. 가장 큰 실수는 지역을 ‘잠시 거쳐가는 정거장’으로 생각하는 태도입니다.

  • 단기적 성과 집착: 한 번의 선거로 판을 뒤집으려 하면 진정성이 의심받기 쉽습니다.
  • 중앙 정치와의 괴리: 지역 현안보다 중앙 정치의 논리만 앞세우면 지역 유권자의 소외감을 자극합니다.
  • 정체성 모호성: 지역 민심을 잡기 위해 당의 정체성을 지나치게 부정하면 지지층의 결집력을 잃게 됩니다.

독자 입장에서 보면 정치인의 험지 도전이 진정성 있는지 판단하는 기준은 ‘낙선 후의 행보’에 있습니다. 김부겸 전 총리가 대구에서 보낸 시간은 그 자체로 지역주의에 대한 강력한 항거였습니다. 하지만 21대 총선에서 다시 낙선하며 지역주의의 벽이 얼마나 높은지 재확인되기도 했습니다.

2026년의 시각으로 본 지역주의의 현재

2024년 22대 총선 결과를 복기해 봐도 대구·경북 지역의 정치적 지형은 여전히 견고합니다. 김부겸의 2016년 승리는 한국 정치사에서 매우 희귀한 ‘사건’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특정 인물의 헌신만으로는 구조적 한계를 넘기 어렵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현실적으로는 선거 제도 개편에 대한 논의가 병행되어야 합니다. 권역별 비례대표제나 석패율제 도입 같은 제도적 뒷받침 없이는 제2의 김부겸이 나오기 힘든 구조입니다. 2026년 현재, 정치권에서는 여전히 이 숙제를 풀지 못하고 공전 중입니다.

결국 ‘철옹성도 디비질 수 있다’는 경험은 우리에게 중요한 자산을 남겼습니다. 유권자는 인물의 진심에 반응하며, 정치인은 그 진심을 증명하기 위해 긴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앞으로의 정치 지형에서도 이러한 도전이 계속될 수 있는 토양이 마련되길 기대해 봅니다.